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외국인이라면, 언어 장벽과 함께 “한국 회사 문화”의 차이 때문에 적잖이 당황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일본이나 중국, 서양 국가와도 전혀 다른 독특한 한국 특유의 회사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어떻게 호칭을 해야 할지, 회식을 꼭 참석해야 하는 분위기인지, 팀 내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사소한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한 문화적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회식 문화와 팀 호칭이라는 두 가지 테마에 주목해 한국 기업 문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낯설게 보일 수 있는 한국의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면, 팀원들과의 관계가 훨씬 더 원활해지고, 업무 효율 역시 높아질 것입니다.
Contents
한국의 회식 문화: 함께 식사를 넘어서
1) 회식의 의미
한국 회사에서 “회식”은 단순히 팀원들이 함께 식사하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팀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서로를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며, 업무 중에는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회식을 하는 곳도 있고, 월 1회 또는 분기 1회 정도로 적절히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C씨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 보면, 처음에는 “왜 일 끝난 후에까지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실제로 참석해보니 업무 중 쌓였던 긴장을 풀고, 상사나 동료들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합니다. 다만, 개인 시간이나 술 문화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으므로, 본인의 의사를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술 문화
한국 회식은 종종 “술자리”라는 이미지와 직결됩니다. 소주, 맥주, 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를 곁들여 식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술을 전혀 못 마시는 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회식 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어서, 술을 강권하지 않는 분위기가 늘고 있습니다. 술을 못 마신다면, 혹은 마시고 싶지 않다면 “죄송하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음료만 마시겠습니다”라고 정중히 전달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3) 2차, 3차 문화
한국 회식에서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식사(1차) 이후 노래방이나 바(2차), 그리고 가끔은 추가 모임(3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점점 젊은 세대가 많아지면서 이런 문화도 많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2~3차까지 이어지는 회식이 존재합니다. 본인이 피곤하거나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면, 1차까지만 참석하고 정중하게 빠지겠다고 말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회사가 많아졌습니다.
4) 회식 참가 여부와 팀 분위기
회식 참가 여부로 팀 내에서의 이미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회식을 자주 빠지면 팀워크에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고 고민하죠. 실제로 예전에는 거의 모든 회식에 참석하는 것이 암묵적인 의무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회식은 권장사항이지만 필수가 아닌 곳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론 첫 회식이나 중요한 팀 행사에는 가급적 참석하여 인사하고, 동료들과 친분을 쌓는 것이 나쁠 것은 없습니다.

팀 호칭: 직급 대신 “OO님”으로 부르는 이유
1) 전통적인 직급 체계
한국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직원의 직급을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으로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호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에 홍길동이라는 대리가 있다면 “홍 대리님”이라고 부르는 식이죠. 이러한 호칭 체계는 상명하복을 중시하던 전통적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계질서를 직급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님” 호칭의 보편화
그런데 요즘은 많은 스타트업이나 젊은 기업에서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길동님”, “민수님” 등으로 부르며, 이는 영어권의 “First name calling”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직급 중심으로 호칭을 부르는 것은 수직적 문화를 고착화할 수 있으나, “님” 호칭을 사용하면 좀 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죠.
3) 외국인과의 호칭 문제
외국인이 한국 회사에 입사하면, 종종 어려운 국문 직급 체계를 쓰는 대신 이름 + “님”을 혼용할 때가 많습니다. 또, 영어 이름을 쓰는 직원이 있다면 “Alex님”처럼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상급자가 직급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적 기업이라면, 여전히 “대리님”, “과장님” 등 직급을 붙여 부르는 것을 선호할 수 있으니, 회사 문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나이와 호칭
한국 기업 문화에서는 직급뿐 아니라 나이도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예전에는 나이가 많으면 직급이 높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요즘은 실력 중심의 승진 제도가 확산되면서 나이 어린 상사, 나이 많은 부하직원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 때문에 호칭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직급이 높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체계가 유지되며, 혹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이름 + 님 호칭을 쓰도록 권장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과 회의 문화
한국 회사는 결정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탑다운(Top-down)” 의사소통 구조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윗사람이 결정을 내리고 아래 사람들이 실행하는 형태죠.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해지면서, 팀원 전원이 의견을 개진하는 수평적 회의 문화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났습니다.
- 보고 체계: 여전히 많은 곳에서 팀장-부장-임원 순으로 보고 라인을 거쳐야 하는 전통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보고 문화”라고 부르는데, 외국인 입장에서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정보가 상부에 정확히 전달되고,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 회의 진행 방식: 한국어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될 때, 외국인 직원이 소외되지 않도록 영어 자료나 통역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때는 예의를 지키면서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직설적인 표현은 피하고, 최대한 “존중”의 톤을 유지하면서 의견을 내면 좋습니다.
빠른 변화 속에서: MZ 세대와 글로벌화
한국 기업 문화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주축이 된 회사에서는 야근을 강요하지 않으며, 회식 문화도 간소화되고, 호칭도 수평적으로 바뀌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직원의 입장에서 이는 반가운 변화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문화를 고수하는 기업도 많으니, 입사 전 회사의 조직 문화를 파악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적응을 위한 팁: 존중과 열린 태도
- 회식 초대 시 한 번은 참석해보기: 회식이 어떤 분위기인지 경험해보고,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로는 본인의 사생활과 건강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세요.
- 호칭 사용에 유의하기: 초반에는 상사나 동료들에게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직접 물어보아도 괜찮습니다. “대리님이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이름에 님을 붙여 부를까요?”라고 물으면 상대가 선호하는 호칭을 알려줄 것입니다.
- 의견 제시 시 존중 표현: “제 생각에는…”, “제안드리고 싶은 점은…” 등 존댓말과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면, 상대방도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한국은 상호 존중의 표현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습니다.
-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기: 무언가 낯설다고 해서 곧바로 거부감을 표시하기보다는, “왜 이런 문화가 생겼을까?”를 궁금해하고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한국인 동료들도 외국인 동료에게 배우려는 열린 태도를 보일 때, 서로의 문화 충돌을 줄이고 협업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결론: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곧 회사 생활의 핵심
한국의 기업 문화는 독특한 요소가 분명 존재하지만, 요즘은 빠르게 글로벌 스탠더드와 접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회식 문화 역시 과거의 강압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율 참석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고, 호칭 체계도 수직적 제도를 탈피해 좀 더 편하고 수평적인 소통을 지향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로서 이러한 변화를 잘 파악하고 회사 문화에 적응한다면, 팀원들과의 협력 관계가 더욱 원활해지고 업무 성과도 높아질 것입니다. 문화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식 문화와 팀 호칭 등 작아 보이는 요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면, 한국 생활이 한층 더 즐겁고 생산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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